Mobile/SmartPhone

왜 갑자기 스마트폰이 대세가 됐을까?

mindpine 2010. 10. 22. 22:50

2010.10.22 금 14:52 (싸이월드 미니홈피)

왜 갑자기 스마트폰이 대세가 됐을까?
 
아이폰 3GS가 출시된 것은 불과 1년전이다.
1년 6개월 전에만 해도 스마트폰이란 이름도
생소할 만큼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았다.
그냥 그런게 있나보다 하는 정도였다.
그나마 좀 얼리어답터라는 사람들은
엄청 버벅대는 윈도우모바일 기반의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었다.
(당시에는 PDA폰이라고 불렸다.)
나도 그들중에 하나였지만 오래되지 않아
일반폰으로 갈아타고 말았다.
윈도우 모바일의 답답함을 참기가 힘들었다.
 
그런데 1년이 채 지나기도 전에
스마트폰 사용자가 400만 명이 넘었다.
애플의 아이폰이 그 시작을 끊었고,
구글의 안드로이드 OS의 엄청난 보급이
이런 상황을 만들었다고 볼 수 있지만
사람들이 뭘 원하는가를 알고서도
자기들 이익만 추구했던 통신사/제조사들이
한 방 제대로 먹은 셈이다.
 
아이폰이 없었다면 이런 시대의 도래가
한참 더 걸렸으리라 본다.
안드로이드OS를 사용하는 스마트폰들이
갑자기 우후죽순처럼 불어난 이유는
사용자/통신사/제조사의 필요를
구글이 너무 잘 알아 적용했기 때문이다.
 
아이폰의 애플은 2위 통신사를 선택하여
자기들 요구를 들어줄 수밖에 없게 만들었다.
들은 얘기로는 아이폰을 팔아도 남는게 없고
오히려 AS 관련 문제로 골치아프다고 한다.
그래도 1위 기업을 따라잡고자 하는 마음에
울며겨자먹기로 그 요구를 들을 수밖에 없다.
또한 애플이 직접 만들어 판매하기 때문에
제조사에게는 전혀 이익이 없다.
 
그러던 중에 안드로이드OS가 나타났다.
"OS 무료, 제조사 입맛에 맞게 수정가능,
어플판매 수익은 통신사 몫"이란 조건은
제조사와 통신사가 발벗고 달려들게 했다.
 
통신사와 제조사의 횡포를 완전히 차단했던
아이폰과는 달리, 안드로이드폰은
적당히 그들의 사정을 봐주는 스마트폰이다.
그러니 SK가 달려드는건 너무도 자연스럽다.
 
안드로이드폰은 딱 중간을 달리는 폰이다.
통신사/제조사/사용자의 필요에 절충했고,
아이폰은 컴퓨터 몰라도 사용에 지장 없지만
안드로이드폰은 적당히 알아야 편하다.
 
윈도우모바일폰과 심비안폰은
속도는 느리지만 완전한 멀티테스킹을
지원하는데 비해
아이폰은 멀티테스킹 기능을 제거해서
엄청난 속도를 보여주고 있다.
(나중에 부분적인 멀티테스킹을 지원하는데
그래도 어플이 지원해야만 가능하다.)
 
하지만 구글은
그 둘의 장점과 단점을 적당히 섞어서
80% 멀티테스킹와 빠른 속도를 보여주는
안드로이드 OS를 만들었다.
 
속도와 멀티테스킹의 두 마리 토끼를
아주 지혜롭게 다 잡아버린 것이다.
 
물론 안드로이드폰에 단점도 많다.
오픈소스 OS를 제조사들이 너무 손을 대서
폰에 따라 설치가 안되는 어플도 있다.
어플 개발자들이 신경쓸게 많아진 것이다.
 
게다가 개발자들이 많이 달려들도록 하려고
마켓에 업로드할 때 심사를 하지 않다보니
악성코드/바이러스의 위협도 무시할 수 없다.
 
스마트폰은 아무리 쉬워도 어렵다.
꽤 많은 시간을 들여 공부해야 한다.
그나마 쉽다는 아이폰도 다를게 없다.
왜 이렇게 단점 많은 폰이 인기가 있는 걸까?
왜 스마트폰이 대세가 되었을까?
 
- 다양한 기능을 쉽게 사용할 수 있다.
물론 일반폰에도 수많은 기능이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알지도 못하고
맘먹고 사용하려는 사람에게 좌절감만 준다.
 
음악 듣고 싶은데 mp3재생이 안된다.
변환해서 넣는데 전송속도가 엄청 느리다.
영화를 보고 싶은데 역시 변환해야만 한다.
변환했는데 "이어보기(리쥼)"가 안된다.
메모하려고 했더니 글자수 제한이 있다.
그래도 계속 쓰려고 했는데 갯수제한도 있다.
컴퓨터에 옮기려고 했더니 겁나 불편하다.
폰 보면서 타이핑하는게 더 편할 정도다.
일정관리 하려고 했더니 기능이 너무 안좋다.
차라리 수첩에다 적는게 속 편하다.
인터넷 좀 하려고 했더니 속도가 속터진다.
게임 좀 하려고 했더니 무지 비싸다.
하나 다운 받으면 돈 만원 깨진다.
지하철노선도 업그레이드 해준다고 해서
엄청 좋아했는데 컴퓨터랑 연결하라고 한다.
연결했는데 자꾸 인식불가 떠서 짜증만 난다.
 
이런식인데도 제조사들은 신경도 안 쓴다.
쓸데없는 잡기능 쳐넣는데 혈안이 되어있다.
뒤집으면 무음 되는 기능이 얼마나 쓰일까?
그저 자기네들 배불리려고 "문자대화" 등등
같은 기능만 집어넣고 앉아 있다.
 
솔직히 값비싼 스마트폰 사서
카메라, mp3, DMB, 메모, 게임, 가끔 인터넷..
이 정도만 사용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위 기능들이 조금만 편했어도
스마트폰으로 이동하는 사람들의 절반은
붙잡아둘 수 있었다.
 
돈도 아깝지만 제조사 통신사의 어리석음이
답답하다는 생각이 더 크다.
멀쩡한 손님들 다 빼앗기고 멍때리고 있다.
 
오죽했으면 음악도 안듣고 TV도 안보고
게임도 안하고 지하철노선도도 안보고
컴퓨터도 인터넷과 한글 밖에 안쓰시는
아는 목사님도 메모, 일정관리의 불편함 때매
스마트폰을 심각하게 고려하는 중이시다.
 
이젠 돌이키기 너무 늦었다.
사람들 머릿속에 "스마트폰>넘사벽>일반폰"
이란 인식이 팽배해졌다.
다들 일반폰은 구린폰이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다행인 점은 스마트폰 사용자들의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는 점이다.
통화품질이 안좋고, 버그가 많다.
그런데도 쉽게 일반폰으로 돌아가지 못한다.
원하는 기능에 제한이 없고,
카카오톡만 설치하면 문자가 무제한 무료다.
 
일반폰 사용자를 잡고 싶다면
문자메시지 요금을 공짜로 바꾸고
적어도 위의 기능들의
이런저런 제한을 풀어야 한다.
또한 게임 어플의 가격을 인하하고
그외 다양한 어플들을 판매해서
굳이 스마트폰을 구입하지 않아도 되는
이유를 만들어야 한다.

이렇게만 해도 스마트폰을 사용하다가
다시 일반폰으로 넘어오는 사람이
꽤 많을 것이다.
 
과연 기업들이 이런 시도를 하려고 할까?
당분간은 힘들지 않을까 생각된다.
그들은 눈에 보이는 이익이 없이는
절대로 움직이지 않기 때문이다.
적당히 만들기만 해도 사람들이 몰리고
쏠쏠한 이익을 안겨주는 스마트폰 판매가
그들에게는 더 나은 선택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앞으로 스마트폰 보급률이 높아지고
스마트폰에 대한 갖가지 불만들이 쏟아지며
일반폰으로 회기하려는 사람들이 많아질 때
어느 통신사/제조사가 이 방법을 사용하면
정말 대박이 날 것이라 확신한다.

그때에도 어플의 갯수가 중요한 사람들은
여전히 스마트폰을 사용하겠지만,
스마트폰의 기능을 7~80% 사용할 수 있는
'스마트피쳐폰'으로도 충분한 사람들이
세상에 더 많기 때문이다.

시대가 아무리 발달해도
세상엔 단순하고 평범한 사람들이 더 많다.
그리고 진심으로 소비자를 위하는 기업이
결국엔 최고의 자리를 얻게 된다.

언제 그들이 이 진리를 깨닫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