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본글 작성 2009/03/14 03:09
http://blog.naver.com/mindpine/10043997084
http://media.daum.net/society/nation/jeolla/view.html?cateid=1001&newsid=20090313101811158&cp=
여수에서 한 고등학생이 시험 도중 점심시간에 외출해서 자살했다는 뉴스가 또 나왔다.
그리고 그 아래 댓글은 정부와 나라를 욕하는 글들로 가득하다.
정말.. 나라가 문제인 걸까?
우리나라와 일본은 중고등학생 늦게까지 공부시키는 것은 아주 유명하다.
그러면서도 영어 못하는 것도 똑같다.
미국의 중고등학생은 학교가 일찍 끝나니 여가를 즐기거나 취미생활, 봉사활동 등을 한다고 들었다.
그럼..
우리나라의 교육제도를 다 뜯어고쳐야 할까?
미국의 시스템을 그대로 적용해야 할까?
과연 그렇게 할 수는 있을까?
난 그렇게 생각 안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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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이 발달하면서 다나와, 에누리 등의 가격비교 사이트들이 생겨났고..
덕분에 제 살 깎아먹기를 하며 장사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 되었다.
안 그래도 힘든 판국에 지마켓, 11번가, 옥션이 뜯어가는 수수료때문에 하루에도 수백개의 업자들이 장사를 접는다.
아, 인터넷이 발달하기 전에도..
장사하는 사람들이 지켜야하는 상도라는 건 존재했다.
원가 500원짜리를 300원에 뿌려버리는 센스는 그 어딜 가도 욕먹을 수밖에 없다.
결국 다른 사업자들도 손해보며 팔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물귀신 작전이다.
우리나라의 교육상황이 딱 그렇다.
옆집 아줌마네 아들이 학원 5개 다니니까, 우리 아이도 5개는 다녀줘야 하고..
옆동네 학교가 자율학습을 밤 10시까지 시키니까, 우리학교도 밤 10시까지 시켜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왠지 쳐질 것 같고, 손가락질 당할 것 같으니까..
장사는 '원가'라는 게 있으니, 손해와 이익의 구분이 분명하다.
따라서 위에 적은 물귀신 작전도 오랫동안 할 수는 없는 짓이다.
근데 교육은 안 그렇다.
어디까지가 손해인지 구분이 잘 안 된다.
그러니 다른 사람들 신경쓰느라 우리 아이가, 우리 학생이 어떻게 되는지는 관심도 없다.
그냥 옆동네 따라서 무조건 시키고 보는 거다.
만약 옆동네, 옆집에서 조금이라도 성적이 올랐다는 소식이 들리면..
우리는 무조건 그 이상 시켜야 한다.
옆집이 학원 5개면, 우리는 학원 7개다.
옆동네 학교가 밤 10시까지 보충수업하면, 우리는 밤 11시까지다.
죽어나가는 사람들은 우리의 중고등학생들이다.
교육제도가 바뀌어야 한다는 의견을 부정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그건 아주 작은 부분이다. 그게 바뀐다고 다 되는 건 아니다.
결국 바뀌어야 하는 건 사회의식이다.
그 사회의식은 우리들의 부모들이 바뀌어야 바뀐다.
교육제도가 바뀌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하는 사람들이..
정작 자기는 바뀌려고 하지 않는다.
보충수업, 자율학습 철폐를 주장하면서, 자기 자식은 학원 5개 보내고, 과외까지 시킨다.
부모들이 바뀌어야 한다.
부모가 똑바로 자식교육을 시킨다면..
절대로 학생들이 자살하는 일은 없다.
결국 부모들의 책임이 가장 크다.
공부해라, 공부해라, 공부해라..
부모들이 자식을 죽이는 셈이다.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다"는 속담이 있다.
근데 다들 이 속담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을 잊어버리고 산다.
먼저, 겸손하라는 교훈을 갖고 있다.
내가 아무리 잘 난 거 같아도, 나보다 더 잘난 사람이 있다는 걸 기억하라는 것이다.
그리고, 또 한 가지 교훈은..
나는 놈이 못 되어도, 뛰는 놈이라는 사실에 감사하라는 것이다.
세상에는 걷는 놈도 있고, 기는 놈도 있다.
걷는 놈은 기는 놈과 비교해서 감사하고..
기는 놈은 못 기는 놈과 비교해서 감사해야 한다.
감사하는 마음을 못 가지니 자살한다.
감사하는 마음을 못 가지는 이유는, 옆에서 도와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옆에서 자꾸 '넌 왜 이 모양이냐, 그딴 식으로 해서 커서 뭐할려고 그러냐?' 이러기 때문에 그런다.
좋은 친구를 만나는 것도 큰 축복이지만..
더 큰 축복은 좋은 부모 아래에서 자라는 것이다.
하지만 가장 큰 축복은..
어떤 부모나 친구 사이에서도 분별력을 소유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분별력은 자기 자신에게서만 나온다.
똑같은 환경에서도 누군가는 자살하고, 누군가는 더 큰 힘을 얻는다.
결국 가장 큰 책임은 자기 자신에게 있다.
자신 외에는 그 누구도 책임져줄 수 없는 게 우리 인생이다.
공부, 그까짓거 잘해도 그만 못해도 그만이다.
하지만 '무식하다'는 소리는 안 듣을 만큼은 공부해야 하는 게 학생의 본분이다.
반에서 1등하면 서울대가고, 10등하면 지잡대 갈지는 몰라도..
그게 인생을 결정지어주지는 않는다.
의사도 쪽박차고, 변호사도 신용불량자 되는 세상이다.
지금이 그런 시기라는 게 아니라, 원래 세상은 그렇다.
앞날은 아무도 모르다.
당장은 어려워도 10년 후에 사업 대박 나서 건물 몇 개 갖고 떵떵거리며 살 수도 있고..
지금 천재 소리 들어도 5년 후에 교통사고로 죽을 수도 있다.
세상 일은 아무도 모르는 거다.
우리는 절대 굶어죽을 수 없는 나라에 살고 있다.
복지정책도 잘 되어 있다.
그러니 제발 죽지 좀 말자.
지금 당장 힘들어도 희망을 좀 갖고 살자.
우유에 빠진 개구리가 열심히 발을 저었더니, 우유가 치즈로 바뀌어 탈출할 수 있었다는 식상한 얘기도 다시 한번 생각해보자.
어휴..